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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채식 식단이 뼈 건강과 빈혈에 미치는 영향: 연구로 보는 영양 밸런스

by LB_info 2025. 8. 25.

최근 비건과 채식 식단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환경적·윤리적 이유로 채식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영양 균형과 장기적인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연구에서는 채식 식단이 뼈 건강과 혈액 내 영양 상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다양한 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최신 연구를 바탕으로, 비건·채식 식단이 골밀도와 빈혈에 어떤 관련성을 보이는지, 그리고 균형 잡힌 영양 관리를 위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살펴봅니다.

1. 건강을 위해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하는가

20대 한국 여성, 살짝 피곤한 모습으로 채식 식단이 놓인 식탁에 앉아 있음.
20대 한국 여성이 약간 피곤한 표정으로 샐러드, 두부, 견과류가 있는 식탁에 앉아 있는 모습.

건강을 위해 채소를 많이 먹어야 한다는 말은 오랫동안 당연한 진리처럼 받아들여져 왔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채소를 많이 먹으면 무조건 좋다”라고 생각하고, 심지어는 억지로라도 채소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려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채소나 콩류를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채소에는 분명 비타민이나 일부 미량 영양소가 들어 있지만, 동시에 '옥살산(oxalate)', '피트산(phytate)' 같은 '항영양소(anti-nutrients)'가 다량 포함되어 있어 오히려 미네랄 흡수를 저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콩류에는 이소플라본(isoflavone)과 소화가 어려운 섬유질도 많아서, 다량 섭취 시 호르몬에 영향을 주거나[1] 장 건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연구도 있습니다. 

2. 인간은 섬유질을 소화하지 못한다

채소에는 수용성 섬유질과 불용성 섬유질이 풍부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은, 인간은 이들 섬유질을 소화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 인간의 소화기관에는 섬유질을 분해할 효소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 일부 수용성 섬유질은 장내 세균에 의해 발효되어 단쇄지방산(SCFA)으로 변환되지만, 이는 제한적일 뿐이며 에너지 공급원으로는 미미합니다.
  • 불용성 섬유질은 거의 대부분 흡수되지 않고 배설됩니다.

반면 소, 양, 염소 같은 반추동물은 4개의 위를 이용하여 섬유질을 되새김질하며 소화합니다. 인간은 그러한 구조를 가지지 않았기 때문에, 섬유질을 영양소로 활용하지 못하고, 오히려 과도한 섭취 시 복부 팽만감, 가스, 설사, 변비 등의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3. 옥살산과 피트산: 미네랄 흡수의 가장 큰 적

채소를 무조건 건강식으로 보는 것은 주의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항영양소 때문입니다.

옥살산 (Oxalate)

  • 시금치, 근대, 비트, 콩류, 견과류에 많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 옥살산은 칼슘, 마그네슘과 결합해 불용성 옥살산염을 형성 → 흡수 불가.
  • 결과적으로 칼슘 흡수율이 낮아져 골밀도 저하나 치아 약화의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 또, 옥살산염은 신장에서 결정화되어 신장 결석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 국내의 한 기사에 따르면 시금치 100g에는 970mg의 옥살산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2] (실제 해외 연구에서도 비슷한 수치로 나와 있습니다. Genomic insights into oxalate content in spinach: A genome-wide association study and genomic prediction approach(2025)에서 총 288개의 시금치 풍목별 옥살산 수치를 검사했는데, 이 중 약 94.79%에 해당하는 273개의 시금치가 100g당 800~1200mg의 옥살산 함량을 나타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3])

피트산 (Phytate)

  • 곡물, 콩류, 씨앗류에 다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 피트산은 철분, 아연, 칼슘과 결합하여 체내 흡수를 억제합니다.
  • 동물성 식품의 헴철 (heme iron) 흡수율은 약 15~35%인데 반해, 식물성 식품의 비헴철 (non-heme iron)의 흡수율은 약 2~10% 밖에 되지 않습니다.[4] 곡물, 콩, 견과류에 들어 있는 피트산은 철분과 강하게 결합해서 흡수율을 더 떨어뜨립니다.
  • 비건/채식주의자 집단에서 철분 결핍 빈혈이 더 흔하다는 연구가 다수 존재합니다.[5] [6]

4. 채식 식단과 뼈 건강의 관계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식물성 위주의 식단이 여성의 뼈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단백질과 칼슘 섭취가 부족하거나 비타민 D·B12 흡수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골밀도 저하와의 관련성이 보고된 바 있습니다.

EPIC-Oxford 코호트 연구에서는 비건 여성이 육식 여성보다 고관절 골절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7] 또한, 여러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잡식주의자에 비해 채식주의자와 비건은 대퇴경부와 요추의 골밀도가 낮았다는 게 관찰되었습니다 .[8]

식물성 위주의 식단이 골다공증과의 연관성이 있을 수 있다는 평가를 한 종합 리뷰 논문도 있습니다.[9]

5. 콩이 고기를 대체할 수 있을까

콩 섭취 시 주의사항

고기 대신 콩으로 단백질을 보충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콩을 다량으로 섭취할 시, 몇 가지 주의점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콩에는 인간이 분해하지 못하는 섬유질이 많아, 과잉 섭취 시 장내 가스, 설사, 복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콩의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과 유사한 작용을 할 수 있으며[1], 과다 섭취 시 호르몬 균형이나 갑상선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 콩에는 옥살산과 피트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서 콩 섭취 시  미네랄 흡수가 방해받을 수 있습니다.

콩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의 효율 비교

콩 단백질은 PDCAAS(단백질 소화율 보정 아미노산 점수, Protein Digestibility-Corrected Amino Acid Score) 기준으로 최대 1.0까지 평가될 수 있는데, 이는 아미노산 구성과 소화율을 함께 고려한 단백질 품질 지표입니다. 그러나 실제 체내에서의 단백질 이용 측면에서는 동물성 단백질보다 제한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콩 등 식물성 단백질의 소화율은 약 75~85%로, 소고기·닭고기·계란 등 동물성 단백질의 소화율(약 90~95%)보다 낮습니다. 또한 필수 아미노산 구성에서도 메티오닌과 리신이 부족한 경향을 보여, 체내 단백질 합성에 기여하는 효율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10]

식물성 단백질이 근육 단백 동화(anabolic response)를 유도하는 효율이 동물성 단백질보다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11] 동물성 단백질을 포함한 식단이 DIAAS(소화 가능 필수 아미노산 점수, Digestible Indispensable Amino Acid Score) 기준에서 채식 기반 식단보다 약 +11% 높은 점수를 기록하고, 이용 가능한 단백질량도 약 +43% 더 높게 나타난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12]

(DIAASS는 PDCAAS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2013년 3월에 제안한 단백질 품질 지표입니다.)[13]

따라서 콩 단백질은 우수한 단백질원이 될 수 있지만, 동물성 단백질과 비교하면 일부 아미노산 부족과 체내 이용 효율에서 한계가 존재함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채소

앞에서 채식을 할 때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이런 글을 보고 “채소를 아예 먹지 말라는 말인가?”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다만, 채식에 대해 무조건적인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전달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은 다양한 채소—심지어 외국에서는 잘 섭취하지 않는 고사리까지—를 먹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는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측면이 큽니다. 조상들이 많은 채소를 먹은 이유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섭취하는 채소는 배추입니다. 배추는 김치 형태 먹기 때문에 섭취량이 가장 많습니다. 배추 다음으로 많이 섭취량이 많은 채소는 입니다. 무는 김치나 깍두기 형태로 많이 섭취하고 있습니다. 배추나 무는 옥살산과 피트산 함량이 낮은 편이라 비교적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습니다. 배추나 무는, 많이 그리고 오랫동안 섭취해도 건강상 특별한 부작용 보고가 드물어, 오랫동안 섭취되어 온 안전한 식품으로 평가됩니다.

결론적으로, 배추와 무는 장기간 많이 섭취해도 안전하며, 양배추는 적절히 조리하거나 섭취량을 조절하면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채소입니다. 이러한 채소를 중심으로 균형 있게 식단을 구성하면, 채식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배추가 안전한 식품이라면 양배추는 어떤지 궁금할 수도 있습니다. 양배추도 배추와 마찬가지로 옥살산과, 피트산도 함량이 낮은 채소입니다. 이런 부분만 보면 양배추도 안전한 식품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양배추 섭취 시에는 주의할 부분이 있습니다. 보통 양배추는 생으로 샐러드로 해서 섭취하는 편입니다. 생으로 먹으면 식중독의 위험이 있을 수 있는 데다가, 워낙 양배추는 섬유질이 많아서 소화가 잘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양배추를 생으로, 그리고 너무 많이 섭취하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 글은 의료 조언이 아닌 일반 건강 정보입니다. 개인의 식단 조정은 전문가와 상담 후 진행하세요.

7. 참고문헌 / 출처 정리